Joseph McManners
미성의 어린 소년의 음색은 특별하다.
발음이나 음감이 안정적 이진 않지만 어딘가 미숙한 모습은 순수함과
풋풋함으로 다가와 듣는 이들의 영혼까지 순수하고 맑게 해준다.
남자는 변성기를 겪기 때문에 어릴 때의 목소리를 그대로 갖고 갈 수
없다. 중세에는 고음역 파트를 위해 보이 소프라노가 있었고,
그 음역과 음색을 유지하기 위해 거세 가수, 카스트라토를 만들어 냈다.
20세기부터 카스트라토는 사라졌고, 요즘은 카운터 테너가 서서히
영역을 커버해가고 있지만 역시 남자 고음역 가수들은 생명력도 짧고
숫자도 턱없이 적다. 보이 소프라노의 목소리는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의 유명 소년 합창단을 통해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독자적으로 앨범을 낸다거나 솔로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낸
보이 소프라노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배경에서 조셉 맥매너스(Joseph McManners)의 등장은 충분히
이례적이다. 1992년 영국 Kent Canterbury에서 출생한 그는 그 흔한
합창단 이력도 없다 하지만 노래 잘하는 사람은 타고 나는 것인가보다.
12살이었던 2004년, 무려 2만 5천명이 지원한 BBC 탤런트 서치를 통해
발굴되어 쌩떽쥐베리의 동명소설 뮤지컬 ‘어린 왕자’에 출연하게 됐다.
이후 BBC 방송용 오페라 "어린 왕자"에도 출연해 알레드 존스, 윌리아드
화이트, 레슬리 가렛 등 크로스오버, 뮤지컬 부문에서 내로라하는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그리고 행운은 다시 한 번 찾아왔는데,
공연리허설을 보러 온 SONY BMG의 A&R 담당자의 눈에 들게 되어 레코딩
계약을 하게된다.
영국의 로열 알버트홀에서 알래드 존스, 러셀 왓슨, 조슈아 벨 등과
함께 공연을 하는 등 영국의 주요 클래식 공연장에 선 13살짜리 보이
소프라노. 아마도 무대 위에서의 인생은 샬롯 처치보다 짧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시기를 기록해 놓은 음반은 가까이 두고 오래오래
듣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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