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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피아노소나타.골드베르그 변주곡(현악트리오로 편곡)-최신음반리뷰

ㄹl브ㄱL 2009. 5. 3. 01:29
               
    SCHUBERT-LARS VOGT 
    Piano Sonata No21 in B flat major D960 
    3 Piano Pieces D946 
     Lars Vogt...대단한 신예 연주가의 등장이다. 처음 연주를 듣고 이만큼 흔들리기는 부닌 
    이래 처음인 것 같다. 부닌의 쇼팽만큼 포그트의 슈베르트가 훌륭하고 탁월하다. 눈 끝이 
    무사처럼 치켜 올라가서 성깔이 있어 보이는 낯선 사내, 그런데 막상 연주를 들어보니 노
    회하고 빈틈이 라곤 없다. 평가를 위해 귀를 쫑긋 세우고 듣다가 금방 그가 들려주는 음
    악에 풍덩 빠져버렸다. 
     Vogt에게 신예란 말은 어울리지 않고 이미 유렵,미주, 일본 등지에서 탄탄한 명성을 쌓
    고 있는 중견이며 금년 초에 서울에서 서울시향과 모차르트 협주곡을 선보인 바도 있고 
    2003년도에는 장영주와 미 전역을 돌며 ‘듀오콘서트 투어’를 가진 바도 있어 우리?와 인
    연도 있는 셈이다. 
     피아노 소나타 21번은 작곡자 말년에 작곡된 작품으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규모가 크고 삶을 진지하고 밝게 관조하며 노래하는 슈베르트 음악의 한 정점에 해당되
    는 걸작이다. 뒤 를 잇는 3곡의 소품 역시 같은 해에 태어난 , 유사한 분위기를 지닌 작품
    으로 늘 소나타 21번과 동행해서 우리 귀에는 아주 익은 곡들이다. 그런만큼 이미 명성
    을 획득한 명연들이 즐비하다. 얼핏 떠올려도 호로비츠, 클라라 하스킬, 루돌프 제르킨 
    등이 독자 영역을 구축하고 있고 최근 것으로 이모젠 쿠퍼의 감각적이며 섬세한 연주가 
    호평을 받은 바도 있다. 흔한 말로 특출난 연주가 아니고는 남의 주목 받기가 쉽지 않은 
    곡들이란 얘기다. 
     Vogt, 이 사내는 그런데 특출날 뿐 아니라 그 인상부터가 호감과 믿음을 불러 일으킨다. 
     강렬한 눈빛은 음악에 대한 확신이며 자신 감의 표출로 읽힌다. 리즈 콩클을 석권했다
    던가 유럽 등에서 대형 신인 등장이란 좀 요란스런 평가를 받았다던가 하는 말보다 그의 
    연주를 직접 들어보는 게 그를 이해하는 더 빠른 지름길일 것 이다.  
     소나타 21번의 유난히 긴 1악장(molto moderato)은 차분한 걸음으로 소요하는 사람의 
    깊은 사념을 점묘한 것 같은 곡으로 Vogt는 고독을 이겨내고 밝고 아름다운 이상의 세계
    로 떠나고자 벼르는 내면의 충동을 현대적으로 힘 있게 잘 그려내고 있다. 적절하게 조율
    된 그의 톤에는 내면의 사유가 마치 선명한 형태로 드러나는 것 같은 생생함이 있다. 특
    출나다고 하는 말은 이같은 절묘한 조율 때문이다. 계속해서 약간 톤이 높아진 2악장과 
    마음이 가벼워진 3악장을 거쳐 긴 산책을 마무리하는 화려한 율동의 4악장을 듣다 보면 
    베토벤의 영웅적 투쟁이나 쇼팽의 화려한 감성의 극치에도 불구하고 한켠에서 사람들이 
    왜 슈베르트 음악을 계속 찾아야 하는지 그 이유를 수긍하게 된다. Vogt는 이 고독한 산
    책에서 근래 내가 만난 가장 탁월하고 재능있는 안내자이다. 
     3개의 피아노 소품. D946에서 연주자의 미학적 세련미와 진폭이 큰, 울림이 있는 연주는 
    더욱 큰 감흥을 선사해주고 있다. 다소 불규칙적인 프레이스, 사람들의 예상을 거역하는 
    돌발 테마의 출현 등을 절묘한 리듬의 처리로 곡의 묘미를 십분 살려낸다.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힘과 세기를 갖춘 완벽 연주자, Lars Vogt 를 이렇게 말하고 싶다. 슈베르트를 
    새롭게 음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0특선 0우수녹음 
     GOLDBERG VARIATION-GOLDBERG TRIO 
     레이블의 정체도 밝히지 않은 이 괴상한 음반을 기웃거리다가 드미트리 시츠코베스키가 
    편곡한 바흐의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연주한 이 신생 트리오의 연주를 듣고 깜짝 놀랐
    다. 얼마 전 편곡자가 지휘로 가세하고 미샤 마이스키를 핵으로 한 현악 파트가 보여준 
    연주와 난형난제라고 할만큼 연주의 완성도가 높은 뛰어난 연주였기 때문이다. 이 음반
    은 정체가 모호했던 이 레이블의 첫 시제품이며 시험작의 성공에 힘입어 두 번째 작품
    으로 라르스 포그트라는 걸출한 피아니스트를 내세우면서 라는 상
    호를 비로소 표시하고 있다. 
    1985년 현악 3중주곡으로 편곡된 이 작품은 이제 확실한 평가를 얻어 독자영역을 확보
    하고 있는 느낌이 들며 이 음반에서 보듯 곡명 자체를 악단 이름으로 출발한 현악 3중주
    단의 탄생이 그것을 더욱 보증하고 있다. 여성 바이올린 주자 Verena Schoneweg, 비
    올라의 Herold Schoenweg, 첼로의 Crist ian Brunnert 등 탄탄한 실력의 중견들로 짜여
    진 이 트리오는 바흐의 이 곡과 편곡에 대한 매혹과 열광을 출발의 동기로 표방할만큼 
    이 작품에 절대적 지지와 신뢰를 보낸다. 연주가 시작되자 말자, 3인 멤버의 열기는 금방 
    느껴질만큼 치열하다. 
     자동차 경주가 아닌, 음악에서도 속도의 유혹은 무섭다. 처음 들을 때  아리아와 몇곡의 
    변주만을 우 선 들어볼 예정이었는데 이 트리오의 맹렬한 속도감에 휘말려 그만 끝맺는 
    아리아까지 꼼짝 않고 듣고 말았다. 그러나 속도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 곡에 전문
    을 표방한만큼 악기간의 역할분담이 잘 맞춰진 톱니바퀴처럼, 혹은 능숙한 바톤터치처
    럼 절묘하게 이루어지며 악기군의 스피디한 변환이 변주곡과 맞물려 이중변주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매력에 빠져 다른 생각 할 겨를이 없었다. 자연히 편곡자 자신
    이 관여하고 미샤 마이스키라는 거물?이 핵을 이룬 전작 연주와 비교가 되었다. 전작 연
    주 역시 다시 들어보니 만만치가 않았다. 특히 첼로의 리드가 두드러지며 저음의 자유자
    재한 변신이 곡의 묘미를 배가하는 효과는 부인할 수가 없다.  특기할 것은 두 연주의 
    시간의 차이이다. 신생 트리오는 마이스키 팀에 비해 반의 시간 밖에 소요하지 않는다. 
     엄청난 속도감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마이스키 팀은 현의 호흡을 십분 살려 
    노래에 착점하고 있으며 신생 트리오는 악기간의 긴밀하고 빠른 교대로 노래 보다 형태
    를 단단하게 구축해간다. 현의 호흡 보다 건반의 호흡을 추종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는
    다. 전자가 정밀한 그림처럼 여유가 있다면 후자는 좀 더 맹렬하게 핵심을 향해 돌진한
    다. 곡의 형태가 현의 호흡으로 자칫 늘어지는 것을 애써 피하고 속도와 압축으로 원본
    의 조형미를 살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음악이 흐르는 동안 시간 차이는 거의 의식되지 않는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연주들인 탓 이다. 이 곡을 선호하는 이라면 얼굴이 아주 다른 두 연주를 비교시청할 호
    기를 맞이하게 된 셈이다. 
    GOLDBERG TRIO, 
    이들은 근래 각광받는 이 편곡작품에 뜨거운 열정으로 새 지평을 제시하고 있다. 
      0특선 0우수녹음 
    글쓴이 : 카시모프(송 영/소설가)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