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Love... Adelaide 존경하는 선생님께 여기 몇 년전 출판된 저의 작품을 보내 드립니다. 송구스럽게도 이 곡은 선생님께 알리지도 않고 발표했습니다. 변명같지만... 사과드리는 마음으로 선생님께 이 곡을 바칩니다. 선생님께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한 까닭은 선생님 주소를 모르기도 했거니와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허락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감히 이 곡을 바치기가 두려웠던 것이지요. 이제나마 아델라이데를 보내 드립니다. 한창 성장하는 예술가에게 한 해 한 해 다가오는 변화가 어떤 것인지 아마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예술가는 발전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지난 작품에 대해 좀처럼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의 고결한 작품에 붙인 이 곡을 못마땅하게 보시지만 않는다면 저로서는 소원이 성취된 것과 다름없습니다. 선생님께서 감흥이 일어나 그에 버금가는 시를 지어 주신다면 제 부탁을 들어주신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새로 지은 시를 제게 보내 주신다면 정성을 다해 선생님의 아름다운 시상에 가까이 다가서 보겠습니다.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영혼의 즐거움을 얻은데 대한 감사와 존경의 표시로 받아 주십시오. 선생님의 시는 제게 항상 즐거움을 주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가끔 아델라이데를 들을 때 저를 꼭 기억해 주십시오. / 1795년 8월 4일 피아노와 독창을 위한 칸타타 위 편지는 베토벤이 시인 프리드리히 폰 마티손 (Friedrich von Matthisson,1761-1831)에게 보낸 것. 슈트트가르트의 극장 지배인과 극장장을 지냈던 마티손은 노래 가사를 많이 쓴 인물로 알려져 있다. 마티손의 시에 부쳐진 베토벤의 예술가곡 <아델라이데 - Adelaide>는 25살 때 작곡한 것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듬뿍 담겨있다. Marie Adelaide, 1742, Galleria degli Uffizi / Nattier,J.M 아델라이데 바리톤 슈테판 겐쯔의 수려한 목소리에 실린 선율 라인이 참 아름답다. 이 곡은 베토벤의 가곡 중에서 <그대를 사랑해 - Ich Liebe Dich>와 함께 널리 애창되는 곡이다. 그런데 한가지 주목할 사실은 이 곡이 예술가곡으로 쓰여진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베토벤은 이 곡의 초판 악보에 '피아노 반주와 독창을 위한 칸타타"라고 써놓았기 때문이다. 음악의 천재는 사랑의 천재가 될 수 없다? 첫사랑을 꿈꾸듯... 동경과 설레임으로 가득한 아델라이데...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베토벤이 그려낸 것처럼 아델라이데의 아름다운 모습이 떠오른다. 이 곡을 쓸 당시, 베토벤은 젊은이답게 호방한 건반 터치와 자유분방한 피아노 연주로 빈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시절 베토벤은 자신의 영웅(?)적인 사고방식을 다음과 같이 피력한 바 있다. 용기를 갖도록 하자. 담대함과 정열은 모든 젊은이들의 상징이 아닐까? 그러나 음악의 천재가 사랑의 천재는 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 아이처럼 서툴기만 했던 베토벤. 어쩌면 그는 실연에 대한 아픔을 작곡으로 달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베토벤의 심정을 알기라도 하듯... 마티손은 첫사랑에 빠진 젊은이의 심정을 <아델라이데>에 멋지게 실어 놓았다. 베토벤의 사랑에 대한 환상과 동경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