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si Björling - "Je crois entendre encore" - Pêcheurs de perles.
어쩌면 이렇게 천상의 노래처럼 아름다운 멜로디일까 감탄하게 만드는 곡들이 있다. 짧고 단순하면서도 서정성이 풍부한 경우에 그런 느낌이 더욱 커진다. 비제가 약관 26세에 작곡한 오페라 ‘진주조개잡이’ 중 ‘그대 목소리를 다시 한 번(Je crois entendre encore)’이 그런 예이다. 실론(지금의 스리랑카)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작품인데, 주인공 나디르는 베일을 쓴 채 이 고장에 온 새 무녀(巫女)의 목소리만 듣고도 한때 사랑했던 여인임을 알아채고 꿈결 같은 감정에 사로잡힌다. 이 곡은 대부분의 음표가 고음역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무척 감미로우면서도 아찔한 느낌을 준다. 비제가 이런 곡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보통의 테너보다 가늘고 높은 소리를 내던 오트 콩트르라는 프랑스 옛 전통을 되살린 것에 있다. 고유의 스타일을 잘 이용한 덕분에 프랑스 오페라다운 뉘앙스를 최고로 끄집어낸 명곡이 될 수 있었으리라.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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