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은 탁발한 그 기량이나 범상치 않은 이력에 견줘볼 때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않고 평가도 미흡했던 이름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도 그를 화면에서 몇 번 단편적으로 대면했을 뿐, 연주회장에서 직접 그 연주와 만난 적은 없다. 근래 연주 장을 자주 찾지 못한 게으름 탓도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국내 보다 해외 평 가들이 더욱 뜨겁고 구체적이다. 몇 번 안 되는 간접대면이지만 그는 내게 무척 강렬 하고 특이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바이올린이란 악기를 누구보다 잘 다루고 자신감이 넘치는 연주가인데 겉으로는 뻐기거나 으스대는 기색이라곤 전혀 볼 수 없고 거의 무 표정한 얼굴로 일관하고 있는 연주가로 기억된다. 연주가가 무대에서 음악만 잘 들려 주면 되지, 구태여 배우처럼 요란한 제스처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첫 눈에도 알아볼 만큼 빼어난 연주기량을 가진 인물이 너무 표정이 없으니까 그게 도리어 강한 인상으로 남은 듯 하다.
니콜로 파가니니의
파가니니란 이름에는 기교적으로 난삽하고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는 인식이 있고 한편 기교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음악이 차갑고 냉정한 것이 될 수 밖에 없다는, 다소 부정 적인 의미도 있다. 협주곡 1번 같은 인기곡도 있지만 내가 정작 좋아하는 곡은 쇼팽의 편곡으로 피아노곡(파가니니의 추억)이 된 <베니스 카니발>이 있다. 바딤 레핀이 연주 하는 핑거링을 곁들인 장난스런 연주도 흥미를 돋워주는데 이 음악에는 여행자의 향수 를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여행 자체가 축제와도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양성식은 1999년 경
*양성식의 동영상을 구하지 못해 대신 기교파 루지에로 리찌 연주로 올립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오래 전 한국에도 두어차례 다녀간 연주가임. 토리노 소재 오케스트라 협연. 요즘엔 관현악 대신 피아노나 기타 반주로 자주 연주된다. 1979년 연주인데 음질이 썩 좋지 않다.
Paganini "Le Streghe" (Ruggiero Ricci - Piero Bellugi)
'◇문화산책(culture) > 송영의 음악살롱(B)'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프랭 -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협주소곡. Amit Peled(cello) (0) | 2015.01.19 |
---|---|
장 기엔 케라스(Jean Guihen Queiras)-Bach Cello Suit No.3 in C major (0) | 2015.01.19 |
장 기엔 케라스(Jean Guihen Queyras)-크라이슬러 <사랑의 기쁨> (0) | 2015.01.19 |
미쭈꼬 우찌다- 바흐 <프랑스조곡> (0) | 2015.01.19 |
브람스-러시아추억(Souvenir de la Russie). Piano DuoTatjana & Leonid Schick (0) | 2015.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