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assic♬/클래식~♬
* 고독(Einsamkeit) - (Die Winterreise / F. P. Schubert) * Bar. Hermann prey 전나무 꼭대기에 활기 없는 바람이 불 때 맑은 하늘을 음울한 구름이 지나가듯이 마주하는 사람도 없이 외롭게 발을 질질 끌며 밝고 즐거운 세상을 지나 그렇게 나는 내 길을 간다. 아, 바람은 이렇게 잔잔한데! 아, 세상은 이렇게 밝은데! 폭풍우가 몰아쳐도 이렇게 비참하진 않았는데. Schubert(1797~1828)가 작곡한 연가곡 “겨울 나그네(Winterreise: 1826)” 에 들어 있는 노래 “고독(Einsamkeit)”입니다. “겨울 나그네”는 그가 작곡한 또 하나의 연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Die schoene Muellerin: 1823)”와 더불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래들입니다. 이 노래들은 Schubert와 같은 시대에 살던 낭만파 서정시인인 Wilhelm Mueller(1794~1827)의 연시를 작곡한 것인데,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가 전편(1820)이고 “겨울 나그네”가 후편(1823)입니다. 방랑하던 젊은 청년이 물방앗간 집에 일 자리를 얻고 주인의 딸을 사랑하지만 물방앗간 아가씨가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게 되어 실망과 비탄에 잠기게 되는 것이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내용이라면 이제는 물 방앗간에 머물러 있을 수 없어 황량한 겨울에 물방앗간을 떠나 외로움 속에 방황하고 고뇌하며 탄식하는 것이 “겨울 나그네”의 내용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보리수(Der Lindenbaum)”가 들어 있는 “겨울 나그네”는 24곡으로 이루어 져 있지만 어느 한 곡도 명랑하고 즐거운 곡은 없고 우울하고 가라 앉는 곡들로 꽉 차 있다는 점이 “겨울 나그네” 또는 “겨울 여행” 이라는 말에서 풍기는 낭만적인 뉘앙스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가곡 “고독(Einsamkeit)”은 20대의 젊은 시인이 사랑의 좌절에서 오는 외로움을 노래하고 있어 아직은 인간 본래의 고독과는 많은 거리가 있습니다. Schubert가 죽기 2년 전 병상에 모인 친구들 앞에서 “겨울 나그네” 를 불렀고 하는 걸 보면 같은 20대의 시인과 같은 마음으로 사랑과 고독을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