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표현을 기르는 훈련
글 : 마리 테레즈 셀레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 14살의 나이에 파리 국립 음악원에 입학한 마리 테레즈 셀레는 모리스 비유 선생의 반에 들어가 입학한 지 1년만에 비올라로 처음 상을 받는다. 1948년 제네바 국제 콩쿨에서 콩쿨상을 수상하면서부터는 프랑스내의 주요 오케스트라 (라무로, 콜론느, 파들루 오케스트라, ORTF 국립 오케스트라, ORTF 필하모닉 등등)와 협연하고 유럽 순회공연을 다니며 화려한 독주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쟈크 셀레, 베시 졸라, 조르쥬 미고, 앙트완느 티스네 등은 셀레에게 수많은 작품을 헌정했는데, 그녀 자신의 몇 가지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에라토 사에서 나온 쟈크 셀레와 호네거의 소나타, 미카엘 하이든 오케스트라와 M. 알랭이 참여한 오르간과 비올라 콘체르토 - 에라토 사, 브레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비올라 콘체르토 - 데카 사 등등)
셀레는 또 불로뉴 음악원에서 재직했는데, 르뒤크 출판사를 통해 몇 가지 작품을 펴내기도 했다. (‘더블 스탑으로 된 표현을 위한 에튀드 20 가지’, ‘40개의 합리적인 비올라 훈련법’. 2권으로 된 교본’비올라 테크닉과 음악적 표현을 기르는 훈련’)
지금부터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다름 아닌 저 자신의 악기 비올라에 관한 것입니다. 물론 비올라의 역사나 구조따위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냥 현재 제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것, 말하자면 매일매일의 연습을 함에 있어서 악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음악성에 목적을 두고 말하고자 합니다.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무척 연구가 잘 되어 있습니다. 비올라도 그와 흡사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저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벌써 훌륭하게 피력해 놓은 말들을 반복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제 개인의 경험으로 얻은 결실을 여러분께 알려 드리고, 제가 특별히 지목하는 몇 가지 점들을 강조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리고 이런 저에게 있어 연습의 기초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 ‘음악’ 그 자체라는 것도 말입니다. 물론 모든 과정을 통틀어 테크닉 훈련이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것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실제 연주시의 표현력’ 에 그 목적을 두었을 때 참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하겠습니다. ‘음악적 표현’ 이라고요? 우리는 그 뜻을 잘 알아야 합니다.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 등과 같이 활을 쓰는 악기는 악기 중 가장 다루기가 힘든 것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표현이 풍부한 연주를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시겠지요? 저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비올라를 2-3년 간 공부한 학생의 경우를 봅시다. 이 학생이 음악성이 있는 학생이라면, 그는 나름대로 곡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간단한 악보 하나라도 기교적으로 이 학생의 능력에 맞게 꾸려진 것이라면, 음정과 프레이즈를 잘 맞추어 단순하면서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그 맛을 잘 살려가며 연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표현’ 의 시작입니다.
음정
그럼, 음정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음정이란 아주 일찍부터 집착해야 할 첫 개념입니다. (좋은 습관이란 일단은 모두 여기에 근거를 두어야 합니다) 이 음정이란 평생을 통해 풀어 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사실 스스로 올바른 귀를 가진 사람이면 어떻게 엉터리 음정으로 이 소절 저 소절 헤매고 다니는 것을 듣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제일 심한 것은 흔히 그것은 듣는 귀가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연주할 때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곡을 망치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20세기 초 영국의 유명한 비올리스트 라이오넬 테르티스가 음정에 관해 한 말을 들어 봅시다. “연주자가 듣기를 소홀히 하거나 겉으로만 듣는 경우에는 좋았던 귀도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질 수 있다.” 즉, 스스로의 듣는 귀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이것은 나쁜 습관이 되고, 또 너무나도 빨리 물들어 버려 얼마가지 않아서 연주자는 자신이 엉터리 음을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일그러진 음정을 별 의식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런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이 까다로운 연구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 그것은 손가락 동작보다는 듣기에 있습니다. 음정이 바르다고 생각이 되면 그 음에 계속 머무르면서 주변의 개방음들과도 비교해 보고 또 두 현을 함께 소리 내어 보는 것, 이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물론 그 전에 악기가 완벽하게 조율되어 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 봐야겠지요. 제가 만든 대부분의 훈련곡이나 에튀드들은 더블 스탑으로, 그 하나는 개방현으로 되어있는데, 그런 식으로 학생은 연습 중 줄곧 변함없는 하나의 기준음을 갖게 되는 셈입니다. 듣기가 완벽하면 교정에 필요한 동작도 자동적이 됩니다. 물론 이 동작 자체도 잘 분석하고 훈련해 봐야겠지요. 왜냐하면 교정의 대부분은 아주 미묘한 것이라서 거의 알아차리기 힘든 것일 경우가 많으니까요. 시계 수리공은 고요한 곳에서 부품들을 들었다, 놓았다 합니다. 우리들의 작업도 때로는 그와 비슷합니다.
연습을 시작할 때 듣기와 인내란 항상 붙어 다닙니다. 첫 음을 울리기 전에 먼저 마음을 고요히 비우고 필요한 집중력을 얻을 수 있도록 정신적인 준비가 돼있어야 합니다. 처음 음정이 틀리게 나올 때 그냥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틀린 부분을 발견하게 되면 그 곳에서 일단 활을 멈추고 그 앞 부분부터 다시 시작해 틀린 음 하나하나를 잘 들어 보아야 합니다. 혹은 이어서도 해봅니다. 그런 다음 틀린 음들을 다른 음들과 비교해 가며, 또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린 주변의 개방현들과도 같이 소리 내 보면서 그 즉시 교정해야 합니다. 항상 개방현을 써서 어떤 성격의 교정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인식하십시오. 다시 말하지만 교정에 쓰이는 동작은 틀림없이 극히 사소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움직임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 귀는 세심하게 열어두십시오. 다시 말하자면 교정에 쓰이는 동작은 틀림없이 극히 사소한,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움직임이기 때문입니다. 자주 점검해 보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실컷 해놓은 연습이 무용지물이 됩니다.
기본 연습은 쉽고도 단계 별로 나아갈 수 있는 교재에 의존하여야 합니다. 단계를 그냥 뛰어넘지 마십시오. 너무 어려운 것보다는 차라리 너무 쉬운 것이 좋으니까요. 연습하기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스스로 즐거워 하는 기쁨과 듣는 이를 즐겁게 하는 기쁨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입니다.
테크닉 훈련이란 고역이 아닙니다! 방금 제가 일깨워 드린 바 있는 이 기쁨이란 실제로 느끼는 것이어야 합니다. 필수 불가결한 일이지요. 이 기쁨이란 온갖 고생 끝에 정상에 도달한 등반인들의 그것과도 비슷합니다. 정복했을 때 그 기쁨의 길을 우리는 사랑해야 합니다.
리듬
등반가들처럼 우리도 우리의 길을 계속 가 봅시다. 물론 이번에는 음악적 표현을 향해서 말입니다. 음정을 이야기했으니, 이젠 내면적인 리듬에 관해서 말해 봅시다. 왜냐하면 리듬이란 음정과 붙어 다니는 것이니까요.
이 두 가지는 뗄래야 뗄 수없는 관계를 이룹니다. 이것이 없다면 음악을 그만두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리듬이란 처음 즉시 얻어지는 것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미래에 악기를 다루게 될 사람이 자기가 배워가는 것과는 별도로,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채 표현되어질 날만을 기다리는 성질의 것입니다. 우리가 리듬을 이야기할 때, 그것은 단순히 박자에 맞게 연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자신도 모르게 끌려가게 되는, 특별한 노력도 방향잡이도 필요없는 상태에서 보다 우월한 어떤 힘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 내면적인 리듬감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수고를 절약할 수 있을까요!
프레이즈
이제는 프레이즈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프레이즈를 만든다는 것은 어떻게 정의가 될 수 있을까요? 예를 들면 우리는 그것을 곡의 논리에 맞게 일괄적인 방법으로 뉘앙스를 이끌어 가는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본능이란 이런 연구를 함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선생은 학생에게 아주 일찍부터 소절을 끌어가는 법을 활쓰기와 비교해 가며 잘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목소리로 학생들을 이끄는 사람은 선생이니까요. 곡을 연주하기 이전에 먼저 노래를 시키십시오. 학생은 자기가 방금 부른 노래대로 똑같이 옮겨내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사람의 목소리란 활보다도 다루기가 쉬울테니까요!) 그와 동시에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프레이즈의 느낌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될 것입니다. 뉘앙스란 이 때 들어가는 것이며, 그로부터 조건반사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한 프레이즈를 잘 이끌어 간다는 것은 반드시 음 하나하나에 힘찬 비브라토를 넣는다는 것이 아닙니다! 각각의 음은 주어진 프레이즈 안에서 자신에게 분배되어 자신만이 맡을 수 있는 독자적인 역할이 있습니다. 프레이즈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할지 알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연주해야 할 악보를 잘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음 하나하나를 (한 활에 이어서도 마찬가지)생각하면서 끼워 맞추고 끌어갈 것, 그리고 물론 생각나는 대로 리듬을 바꿔가며 되풀이해 보십시오. (이 상상력이라는 것도 훈련을 해봐야 합니다. 가끔씩 즉흥연주를 해보는 것도 안되는 일은 아니니까!) 즉, 이러이러한 훈련곡이나 스케일 곡을 하나의 걸작품으로 빚어내는 것입니다.
매일매일의 연습 (선생님의 역할)
이 부분은 선생님들을 위한 글입니다. 선생님은 학생이 곡을 잘 읽어내는지 확인하십시오. 만약 어설프거나 대충 넘기는 식으로 잘 못 읽으면 그 즉시 되짚어 주어야 합니다. 악기를 쓰기 전에 머리로 먼저 연주를 시키십시오. 일단 리듬은 무시한 채 음만 읽게 하고, 그 다음엔 다신 한 번 리듬을 넣어서 박자를 쳐가며(조그만 동작과 아울러), 힘차고 정확한 박자이어야 합니다. 리듬을 끌어낼 수 있도록 분명하게 소리가 나는지 잘 찾아봐 주십시오. 그리고 조표나 템포, 뉘앙스 등등 악보에 나와있는 사항들을 머리 속에 사진처럼 기억 시키는 법도 잘 가르쳐 주십시오.
이렇게 학생이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어떤 것을 연결해 나가게 되면 선생님은 그로부터 얼마만큼의 시간을 벌게 되었는지 잘 아시게 될 것입니다. 이런 기본 연습이 끝나고 나면, 학생은 그 때부터 연주하기 이전에 미리 악보를 읽는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이 활을 쓰는 것보다 언제나 한 발 앞서야 합니다. 이것은 특히 초견일 때 익숙해져야 합니다. 부분부분이 정리가 되고 나면 그 다음은 방금 연습한 것을 연결시킵니다. 이 때 준비가 덜 된 것처럼 줄곧 머뭇거리며 연주하지 않도록 주의 시키십시오.
훈련곡 (Etude)
일반적으로 훈련곡 자체는 좋아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가 훈련곡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때는 잘못 고른 것이거나, 아니면 용도에 맞지 않은 경우입니다. 어떤 곡이든 절대로 무성의하게 연주해서는 안됩니다. 똑같은 곡이라도 한 사람은 관심을 갖고, 또 한 사람은 되는대로 연주한다면, 같은 곡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가 됩니다. 음악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지만,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질 수도,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훈련곡도 마찬가지입니다. 순전히 그냥 음표들의 모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테크닉 훈련의 면에 있어 훌륭한 교재라면 그 또한 써있는 대로 충실히 연주하며 소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때에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어떤 곡이든 음악적 표현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럼 이제 저의 새로운 저서 ‘비올라 테크닉과 음악적 표현을 기르는 훈련’중 몇 구절을 읽어드려도 될까요? 고르지 않고 서문에서 나온 대 여섯 군데의 글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 시작하기 전에 이 ‘연습곡의 숲’에서 여러분 자신에게 즉각적인 발전을 가져다 주고, 그 발전 또한 또 다른 발전을 유발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가장 간단한 연습 공식을 선택하십시오.
■ 안되는 부분을 쌓아두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정원에 나있는 잡초를 하나씩 하나씩 뽑아가며 놓여있는 길이 말끔히 청소가 되어 있을 때에만 걸음을 계속하십시오. 반복해 연습하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만, 너무 반복한 나머지 그냥 기계적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 아직 곡을 완전히 편안하게 연주해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비브라토는 일단 접어두시고, 대신 소리의 여러가지 다른 측면에 보다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십시오. 음정이라든가 음의 투명성, 명확성, 활을 바꿔 쓸 때 자연스러운 연결이 되는 지와 왼손과 얼마나 완벽하게 맞아 떨어 지는지, 또 알찬 소리를 유지함과 동시에 리듬과 소절에 따라 활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지 등 말입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오래지 않아 금방 익히게 될 것입니다.
■ 단순 비브라토든 이중 비브라토든 첫 비브라토음을 넣을 경우에 최대한의 성의를 기울이시고, 지판위에 놓여있는 손가락의 감각을 잘 느껴 보십시오. 활이 현에 닿기 이전에 여러분은 이미 다음 소리를 속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생각이 동작보다 앞서야 한다는 말입니다. 해당 소절을 미리 생각할 것, 마찬가지로 동작도 미리 생각할 것. 이것 역시 가능한 한 완벽해야 합니다. 내고자 하는 소리를 머리속으로 그려 보십시오.
■ 활의 방향이 반대가 되어 있으면 그 점을 인식하고 다시 시작하십시오. 그 다음 활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줄곧 신경을 쓰십시오. 이 때 방향감각은 음악에서 찾으십시오. 초견하는 법을 배울때 반드시 악보를 완벽하게 읽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새삼 강조해도 될까요? 악보를 읽고 미리 준비하려면 적어도 한 마디 정도는 머리속에 명확하게 정리해 두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손가락 번호나 활쓰기 등을 적어 넣을 때도 분명해야 합니다. 이 모두가 눈으로 봤을 때 단번에 알 수 있도록 쉽게 쓰여져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움 하나하나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야합니다.
■ 각각의 책에 (두 권 짜리니까)나와있는 훈련곡들은 그 하나하나가 저의 소신에 따라 음정과 (더블 스탑으로, 그 중 하나는 기준음으로서 개방현임) 정확한 리듬을 위주로,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제대로 익히고 있다면 쉽게 느낌을 찾을 수 있는 프레이즈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2권은 스케일과 아르페지오를 다루고 있음)
■ 마지막으로 중요한 점은 자신의 연습시간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가지수의 곡들을 연습해야 하는 피아니스트들의 경우 하루 적어도 6시간은 피아노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이것은 이해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비올리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의 경우, 악기를 쥐는 자세가 매우 불편합니다(목이나 오른손 엄지 손가락, 왼쪽 손가락의 문제 등). 따라서 연습은 가능한 완벽해야 하는 것이지만, 육체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안됩니다. 어떤 면에서 여자들은 살림을 돌보거나 아이들이 있을 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하루 시간을 가장 정확하게 계산해 효과적으로 적용합니다. 악기 연습도 그와 같이 최소한의 시간으로 줄여 최대한으로 사용하고 나면 황금같은 공부시간이 너무도 짧게만 여겨질 것입니다. 그러니 연습시간을 줄여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느는 셈이지요. 물론 연습의 질, 즉 내면적인 기쁨의 질을 망가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입니다. 끝 맺기 전에 제가 여러분에게 몇 가지 비밀을 알려드리겠습니다.(혼자만 간직하십시오)
■ 저는 어떤 소절들을 천천히, 귀를 곤두세우고, 음 하나하나를 길게 늘이면서, 왼쪽 손가락을 지판 위에 깊숙히 누른 채 그 음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또 다음 음으로 넘어가는 순간 소리가 죽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피치카토로 연습해 보기를 좋아합니다.
■ 이 피치카토로 하는 연습을 저는 기타리스트들처럼 앉은 자세로, 악기를 무릎 위에다 놓은 채 하기도 합니다.
■ 또 이따금 씩 시간이 늦어서 이웃집이 신경 쓰일 때는 납으로 된 약음기를 (혹은 두꺼운 고무 가지가 네 갈래로 뻗어있는 다른 종류의 것)브릿지에 걸쳐 둡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활을 쓰되, 지극히 자제해서 짧고 느리게 씁니다. 이렇게 활을 절제해서 피아니시모로 연습하는 것도 매우 훌륭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짧고 느린 음을 조절하는 능력을 크게 길러주니까요(활 방향 역시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반대로, 이 반대로 하는 일도 빼먹어서는 안되는데, 활을 길게 늘여서 재빨리 쓰는 방향으로 연습합니다.
■ 어려운 트릴이 있는 구절을 연주할 때 그 한 가운데의 어떤 특정한 음에서 갑자기 활을 멈추어 보십시오. 그리고 그 음을 고치지 말고 그대로 늘이면서 잘 들어 봅니다(흔히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닐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완벽한 음이 아니었다면 그 때는 진지하게 바로 고쳐 보고,교정의 결과가 이후로도 계속 유지되게끔 합니다.
■ 어떤 부분에서는 활 방향을 반대로 써 보는 것도 재미있고 유익한 연습방법이라 생각됩니다(단 이런 경우, 어떠한 자유로운 음악적 해석도 배제하여야 합니다).
■ 활을 현에서 몇 센티 띄우고 그 거리를 유지하면서 활을 쓰는 흉내를 내 봅니다. 활을 긋는 척 하면서 그때그때 계명을 소리 내어 외워 보십시오. 박자를 지켜가며 동작과 리듬을 몸으로 느끼십시오. 해당 구절이나 소절을 암기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악보를 외우는 데도 도움이 될 뿐더러 자동적으로 손이 가게끔 만들어 줍니다.
■ 여러가지로 이어진 음들을 거꾸로 연주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이 음들을 원래의 차례대로 연주하고 나면, 그 다음은 아주 천천히, 반대로 돌려서 차례차례, 말하자면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연주합니다. 처음 할 땐 매우 힘들겠지만, 이 방법 역시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이제 이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그 대신 여러분께 짧은 동시 하나를 남겨 드리고자 합니다. 이것은 무척 제 마음에 드는 시인데, ‘연습의 기쁨’과도 무관하진 않을 것입니다. 동시 제목은 ‘두 가지 기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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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기쁨
기쁨이란 바깥에서 오기도 하고
또 어떨 땐 안에서 오기도 하네.
두 가지 기쁨 모두 제 것이기를 .
하지만 한 가지만 네 것이라면
그리고 너를 위해 선택하라면
그것은 안에서의 기쁨이라네.
"이 시는 ‘도마뱀’ 책자에서 따온 것인데, 저자는 이름을 밝히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출처 : Ola Vio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