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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The Lady of Shallot >

ㄹl브ㄱL 2012. 11. 9. 13:11

< The Lady of Shallot >

 


렌슬롯이 귀네비에의 연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왕비의 기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따라서 왕비의 기사 렌슬롯은 오직 귀네비에에게만 복종할 의무가 있었다. 이렇게 주군과 봉신의 관계로 굳게 결속된 두 사람의 사랑은 또 하나의 비극을 잉태한다. 한 순결하고 아름다운 여인이 렌슬롯을 향한 사랑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비련의 여인은 샬롯이며 그녀는 5월의 장미처럼 아름답고 정열적인 가슴을 지녔다.


어느 날 렌슬롯은 여행을 가던 중 우연히 샬롯 성에 들러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런데 성주의 딸 샬롯이 첫눈에 렌슬롯에게 반해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었다. 샬롯의 짝사랑은 마상시합에서 부상을 입은 렌슬롯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환자의 병 치료가 끝나는 순간 작별의 날이 올 것을 예감한 샬롯은 이별에 대한 두려움에 밤잠을 잃었다.


샬롯은 애원과 협박을 섞어 렌슬롯에게 연정을 호소했다. 그러나 샬롯의 지극한 순정도 눈부신 미모도 캐멀롯 성에 두고 온 귀네비에를 그리는 렌슬롯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고 샬롯은 실연의 상처로 몸부림친다.

 

그리움과 절망에 지친 여인은 점차 기력이 쇠진하고 마침내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죽음을 직감한 샬롯은 사공도 없는 배에 홀로 몸을 싣고 연인의 궁전 캐멀롯으로 향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여인은 이승에서 맺지 못한 사랑을 저승에서 이룰 것을 간절히 바라며 스스로 목숨을 거둔 것이다.

이 애절한 순애보는 후세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특히 영국 계관시인 테니슨은 감동을 금치 못한 나머지 1832년 샬롯의 비련의 주제인 <샬롯 양>시를 쓰기까지 했다. 시인은 비극적인 사랑에 극적인 요소를 첨가했다. 샬롯의 비련에 살을 붙인 시의 내용은 이렇다.

 

샬롯은 신의 저주를 받아 실제 세상은 보지 못한 채 오직 거울에 비친 광경만을 태피스트리(tapestry)로 짜는 운명을 타고났다. 그러던 어느 날 샬롯은 천을 잣던 중 무심코 거울을 보다가 거울에 비친 수려한 용모의 렌슬롯을 발견하게 된다. 첫눈에 사랑에 빠진 그녀는 남자의 실제 얼굴을 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낀다. 여인은 바람처럼 창문으로 달려가 렌슬롯의 실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그 순간 운명을 거역한 그녀에게 신의 저주가 내린다.

샬롯의 전설에 시적 상상력을 보탠 테니슨의 시는 라파엘전파를 비롯한 영국 화가들에게 강한 영감을 주었다. 이 그림은 라파엘전파 화가 홀먼 헌트가 샬롯이 실을 짜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화가는 샬롯이 세상에서 격리된 밀폐된 공간에 갇힌 채 공포에 사로잡힌 표정으로 베틀의 실을 짜는 장면에 초점을 맞췄다. 여인은 거울에 비친 세상을 태피스트리로 짜야 하는 자신의 저주받은 운명에 복수하듯 거칠게 실타래 속에서 실을 잡아당긴다. 이국적인 장식품으로 꽉 찬 실내와 헝클어진 실들은 다가올 그녀의 불행을 예고하는 상징물이다. 커다란 거울 표면에 캐멀롯 궁전과 말을 탄 채 창을 휘두르는 렌슬롯의 모습이 비친다. 여인은 거울에 투영된 렌슬롯의 영상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종내는 파국을 맞게 될 것이다. 거울은 산산조각 나고 태피스트리는 바람에 날려 사방으로 떠다니고 하늘의 분노가 벼락처럼 샬롯을 내리칠 것이다.

헌트는 비련의 여주인공 샬롯을 운명의 지어준 사명을 망각하고 열정에 함몰된 어리석은 여인으로 묘사했다. 그가 여인의 치명적 실수를 강조한 것은 그 스스로 종교적 신념이 투철했던 강직한 화가였기 때문이다. 화가는 샬롯이 주어진 임무를 거부하고 운명에 반항한 죄로 당연한 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는 금지된 사랑의 대가를 목숨으로 지불한 여심을 통해 열정의 덧없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박철원 검색)

출처 : 무릎어깨관절을 한방에 김준식원장
글쓴이 : 건강검진 도우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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