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자신에 대한 시각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역사적 철학서로 기록될 것이다 -존 그레이 (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의 저자)
한 마리 동물이 이토록 깊은 성찰을 이끌어 내다니…. 이룰 수 없는 사랑에 관한 회고록 같다 - 프란스 드 발 (내 안의 유인원 저자)
<철학자와 늑대/마크 롤랜즈 지음·강수희 옮김/추수밭, 2012>
그대로 야성을 간직한 우아한 늑대 브레닌과 그의 소울메이트 철학자 마크 롤랜드의 우정에 관한 놀라운 실화로 11년 동안 실과 바늘처럼 함께한 살아온 글로 ‘언젠가 고전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 평가를 받는 놀라운 기록이다.
철학자 마크와 늑대 브레닌, 철학자는 늑대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서 ‘나의 늑대 형제여’라고 불렀다. 늑대를 형제로 부르며 보고 싶고 , 우리 꿈에서 다시 만나자고 하였다. 이 형제라는 말 뒤에는 철학자의 깊은 애정과 깊은 생각이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한 마리의 늑대로부터 얻은 깊은 성찰에 깊이 감동하였다.
11년동안의 늑대와의 삶을 정리하면서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들이 의미있다.
*인간, 나는 무엇인가? 나는 가치있는 존재인가?
*나와 늑대,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한가?
‘늑대는 나에게 정규교육에서 가르쳐 주지 않은 것, 즉 내 고대의 영혼 속에 살았는 늑대를 일깨워주었다. 가끔 수다쟁이 영장류대신 내안이 과묵한 늑대의 소리를 들어야한다(p29)’
물론 내가 흉내 낼 수 없는 종류의 아름다움이 있다. 늑대를 이것을 가장 극명하게 구현하는 존재이며 누구라도 이런 늑대와 함께 있으면 그 아름다움을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2-5Cm 정도 공중에 떠서 조용하게 활주하는 우아한 달리기의 능력.....
사람과 중요하고 근본적이 차이점 하나가 바로 ‘늑대는 거짓말을 못한다’다는 점이다.
동물의 사회적 특성과 집단생활의 공통점이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 인간은 늑대와 다른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우리 인간은 늑대들이 결코 꿈꿀 수 없는 것을 해냈다. 바로 예술 , 문학, 문화, 과학등 사물의 진리를 추구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 영장류의 사회적 기능의 핵심은 속임수와 계략이라는 사실이다.
포유류의 진화는 다윈이 바로 사회적 정서라고 부르는 애착, 공감, 사랑의 발전을 포함한 전략을 취하였다. 우리 대부분은 ‘무지한 야수’들과는 다른 자랑스러운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지능은 바로 ‘속임수와 계략’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얻은 것이다.
바로 순수, 창조, 자유의 가치속의 숨겨진 인간의 사악함에 대한 이 철학자의 통찰은 놀랍기만 하였다.
사악함이란 중세시대에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악을 주입하는 못된 악마로부터 온다는 생각부터 현대에는 악을 특별한 의학적 문제나 사회적 병리 결과를 보고 있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그 잘못된 주장의 첫째는 악은 정신적, 사회적인 약자들인 비주류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다는 것이고 둘째, 누군가 악한 일을 해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악을 직시하지 못하고 그저 의학적 질환이나 사회적 부적응이라는 관점으로만 보지만, 사실상 악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며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 나치 정권의 유대인 말살정책에 총책책임자였던 아이히만의 죄악처럼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라고 독일의 철학자 한나 이렌트는 정리하였다.
자신의 형제로 바라본 늑대를 통해 마크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과연 인간인 자신과 늑대 어느 쪽이 더 야만적이고 사악한가?’
덩치 크고 포악한 늑대 브레닌과 함께 사는 삶에 대해 마크의 부모님은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하니?’ 물었을 때 작가의 대답은 명쾌하다.
‘사람들은 모두 약물 중독자는 아니다. 그러나 행복중독자이다. 그 행복이라는 것이 바로 즐거움이고 즐거움은 행복의 모든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사람은 그 즐거움을 감정으로 통해 인식한다. 이러한 감정에 강박적으로 집중한 결과 사람들은 노이로제에 걸려있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늑대는 감정을 쫓지 않는다. 그들은 눈앞에 보이는 토끼를 쫓는다.
‘나는 길게 펼쳐진 잔디밭에 앉아서 브레닌이 토끼 뒤를 몰래 쫓는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삶속에서 감정이 아니라 토끼를 쫓아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삶의 가장 좋은 순간, 우리가 행복하다고 말하고 싶은 순간은 즐거운 동시에 즐겁지 않다. 왜냐하면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 요점을 놓칠 때가 있다. 때로는 삶에서 가장 불편한 순간이 가장 가치있기도 하다.’
마크 롤랜즈은 인간 자신에 대한 시각을 다시 바라보기를 권하고 있다.
우리 인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인간실존의 근본적인 ‘거짓말’과 이 거짓말이 만들어낸 속임수와 계략, 인간 내면의 사악함, 문명의 야만성을 다시 보기를 일깨워주고 있다. 그러니 인간인 내가, 당신이 늑대보다 더 포악하고 야만적이며 무지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의 화살을 따라가 보면 ‘욕망, 목표, 과제’로 이루어진 미래가 보이며, 이런 삶의 의미를 찾다보면 결국은 죽음과 부재를 맞닿뜨린다.
우리는 이미 죽음에 묶여있으며 죽음을 쫓는 존재, 인간 실존의 근본적 고통과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우리의 힘과 욕망, 목표, 계획, 미래, 행복 결국은 희망까지도 빼앗아 갈 것이다. 하지만 최고의 순간에 실제하는 내 모습만은 시간은 결코 앗아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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