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찌슬라브 호르쪼브스끼- 카잘스 평전 <나의 기쁨과 슬픔>에 재능있는 후배로, 평생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는 친구로 등장하는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카잘스는 인물 크기에 비해 키가 작은 편인데 호르쪼브스끼가 자기 보다 작은 키라고 쓴 대목이 웃음을 자아낸다. 서로 비슷한 듯 보이는데. 일찌기 카잘스, 호르쪼브스끼, 산도르 배(Sandor Vegh ) 3인이 베토벤 3중주곡 <대공> 음반을 낸바 있는데 거기서 호르쪼브스끼 이름과 얼굴을 처음 만났다.
바흐 <프랑스조곡>은 전에 글렌 굴드 연주로 여기 소개한 바도 있다. 그러나 이 연주를 다시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과장표현을 즐기지 않는데 이번 경우만은 예외로 하고 싶다. 지금 여기서 이 연주를 주의깊게 듣는 사람은 복이 있는 분이다. 주의깊게 들어봐도 다른 연주와 좀처럼 구별되지 않는다고 말하면 어쩔 수 없다. 사람마다 마음과 귀, 특히 마음으로 통하는 귀의 통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피아노 건반이 참으로 깊고 넓다는 걸 이 연주를 통해 새롭게 느낀다. 흑백의 건반이야 뭐 단조로운 모습인데 깊이까지야...? 그 건반을 두드리는 유명 무명의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있지만 그가 드러내는 음악의 깊이와 넓이가 제 각각 다르고 색채도 마음과 정신의 무늬도 각각 천차만별이라는 당연한 얘기를 하는 것이다.
아름답다. 황홀하다. 군더더기가 없는 단순하고 자연스런 최상의 연주! 더구나 이것이 98세의 라이브 연주라고 누가 믿겠는가?
그는 102세로 신동의 시절부터 시작된 오랜 연주생활의 삶을 마감했다.
그는 바흐가 좋아했다는 합시코드의 명증성을 살리면서도 그것을 부드러운 비단으로 감싸서 그 딱딱한 맛을 보완하는 것 같다. 그의 마음 속에는 이미 이 음악의 노래가 오래 전부터 흐르고 있어서 그것을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지극히 자연스럽게 바깥으로 배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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