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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 홍윤숙

ㄹl브ㄱL 2006. 7. 26. 12:19




        이별 / 홍윤숙

        그날 떠날 때
        내 가슴 반은 무너지고
        남은 가슴 반에 그대를 묻었으니
        나는 그대의 집이노라
        살아서는 멀리 헤어져 서로 떠돌고
        한구석 문고리 잠겼던 마음
        죽어서 남김없이 다 풀어놓았으니
        무시로 빈 가슴 문 열고 들어와 편히 쉬어라
        그 산골짜기 외진 길 및 굽이 돌아가면
        그대 먼저 가서 터 닦아 세운 집
        우리 생애 마지막 집 한 채 거기 있으니
        내 희망 또한 거기 가 쉬리라
        무너진 가슴 반은 이미 그 곳에 가 있으니
    홍윤숙 (洪允淑 1925∼) 시인. 평안북도 정주(定州) 출생. 1950년 서울대 사대 수료. 1947년(문예신보)에<가을>을 발표, 등단한 뒤 1958년에는 《조선일보》신춘문예에 희곡<원정>이 당선되었다. 1962년 시집《여사(麗史)시집》을 발표한데 이어 1983년 《타관의 햇살》1989년《경의선보통열차》등을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