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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빈 산 -- 김지하

ㄹl브ㄱL 2009. 5. 28. 20:41
  




빈  산    -- 김지하


빈 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빈 산


해와 바람이
부딪쳐 우는 외로운 벌거숭이 산
아아 빈 산
이제는 우리가 죽어
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저 아득한 산
빈 산

 

너무 길어라
대낮 몸부림이 너무 고달퍼라
지금은 숨어
깊고 깊은 저 흙 속에 저 침묵한 산맥 속에
숨어 타는 숯이야 내일은 아무도
불꽃일 줄도 몰라라

 

한 줌 흙을 쥐고 울부짖는 사람아
네가 죽을 저 산에 죽어
끝없이 죽어
산에
저 빈 산에 아아


불꽃일 줄도 몰라라
내일은 한 그루 새푸른
솔일 줄도 몰라라.,

  글쓴이 :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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