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로스트로포비치 첼로 콩클 수상자인 독일출신 엘리자벹 해커의 연주. 마지막 장면에 로스트로포비치와 심사위원이 등장하는 걸 보면 수상자축 연주로 보인다.심사위원 중 조영창의 모습도 보인다. 이 콩클은 장한나가 첫 수상자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엘리자벹 해커의 하이든 협주곡 연주를 보고 그 연주 스타일에 호감을 가졌는데 쇼스타코비치의 이 비장감 넘치는 곡을 열정적으로 (미친듯이?) 연주하는 모습도 사뭇 인상적이다. 연주시에는 계속 눈을 감고 연주하다가 연주가 끝난 뒤에야 눈을 뜨고 예쁜 얼굴?을 비로소 보여주는 것도 이 연주가의 특징이다. 첼로계의 신성으로 손색 없는 감각과 열정을 이 연주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쇼스타코비치는 두곡의 첼로 협주곡을 쓴 걸로 알고 있다. 협주곡 1번은 프로코피에프의 <협주적 교향서곡>과 더불어 현대 가장 연주가 난삽한 첼로협주곡으로 알려져 있다.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보면 하나 같이 우리가 살았던 금세기의 정치적 야만성과 잔인성을 감지하게 된다. 그는 음악으로 최대한 인간에게 강요된 그 질곡을 표현한 것이다.

 죽음이 기다리는 나치 진영을 향해 진격하는 러시아 젊은 수비대원들의 희생과 용기, 그 비장한 광경이 1악장의 심플한 테마가 된다. 유난히 많이 동원된 관악기, 특히 목관악기는 이런 테마를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여기 소개되지는 않지만  2악장은 느슨한 애조의 만가(晩歌) 형식으로 참화의 치유를 기원하고 있으며 이 두 테마가 전체 4악장에서 반복되고 있다.

  다소 충격적인 이 1악장에서 그의 다른 작품에도 자주 등장하는 특유의 리듬, 어법의 일단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