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권
- 驪江(여강) 최재효
달과 별의 공존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어제만 해도 태양의 그림자가 약했었다
그러한 탓일까
전에 보이지 않던 유성(流星)의 춤사위가
자꾸만 시야를 가리고 있다
백주(白晝)에 사슴을 말이라 하고
하늘의 나라를 땅속의 나라라 하며
약한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연약한 무리들 입속에 독사가 핥던 사탕을
넣어주며 그들의 등을 다독이는
검은 입김이 늘어나는데 소름이 돋는다
독사의 단맛을 흠모하는 자들은
하나같이 독사를 모른다고 부인하면서
하늘의 기운이 약해지는 시간이 되면
슬며시 허물을 벗는다
불길한 일식이 자주 일어났을 때는
마음만은 편했었지만
미친 월식이 매일 발생되는 요즘에는
평등한 잠을 잊은 지 오래다
아, 어쩔거나. 남녀의 본분이 뒤바뀌고
해와 달의 일정한 경계가 무너져
모두가 한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임은 곧 있을
또 한 번의 거대한 축제를 준비하는데
- 창작일 : 2008.09.0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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