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호르몬, 천연 자양강장식 성게는 성체가 지름 4cm 전후로 그 위에 5~6cm 가량의 가시가 촘촘히 나있어 흔히 ‘밤송이 조개’로 통한다. -
예로부터 자양강장식물로 널리 알려진 성게는 전 세계에 800여종이 서식하는데 베트남 해역에도 식용이 가능한 수십 여종의 성게들이 번식하고 있다. 성게의 배를 갈랐을 때 나오는 황색의 생식선(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성게 알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은 성게의 생식선임)은 맛과 향이 뛰어나 귀한 손님이 오면 특식으로 대접하는 별미 중의 별미다.
성게사냥 시즌이 돌아오면 . .
빈투언 (Binh Thuan)성의 한 어민은 입맛을 다시며 성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썰물 때 (음력 2~7월 경) 바위가 드러나면 성게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쇠갈고리로 성게를 쿡쿡 찌르면 이 녀석들도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곤 하죠. 제일 처음 잡아 올린 성게는 그 자리에서 돌로 깬 다음 내용물을 쪽 빨아먹는데 그 맛이 이루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히답니다. 게다가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고 순식간에 기력이 충천해지는 것도 느낄 수 있죠. 하지만 여름철이 지나 파도가 거세져 잠수할 수 없게 되면 성게 잡이도 그날로 끝입니다.”
성게는 이처럼 여름철에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맛이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에 이 무렵의 어부들은 바위틈에 붙어 있는 성게를 따내기에 여념이 없다. 성게의 껍질을 깨어보면 노란 살이 드러나는데 그 속에 단백질과 비타민, 철분이 많아서 건강식으로도 제격이다. 성게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노란색 생식선으로 물속에서 어부들이 성게를 잡아 배를 가르면 생식선에서 나는 향을 맡고 주위에 있던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떼를 지어 몰려들 만큼 대단히 맛좋고 영양가가 풍부하다.
성게는 이렇게 먹어야 . . .
성게는 뇌와 검은 색 내장 등을 꺼낸 후 깨끗한 물에 잘 씻은 다음 생굴처럼 날것으로 막을 수 있다. 성게 살은 죽이나 국으로도 그만인데 특히 성게 죽은 굴 죽보다 오히려 덜 비리고 향과 맛도 더 뛰어나다. (흔히 검은색 성게는 흔히 날로 먹고 흰색 성게는 죽이나 국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베트남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바로 성게 젓갈 (Mam Nhum)! 새우 젓갈처럼 마늘과 후추 약간만 넣고 10~15일 정도 숙성시키면 흐물흐물하게 녹아 탁한 빛을 띠면서 다소 신 맛이 나기 시작하는데 흔히 한 번 그 맛을 본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맘늄 (mam nhum)에 비하면 다른 젓갈류는 발끝에도 못 따라갈 정도. 특히 돼지고기와 함께 반짱 (banh Trang, 종이처럼 희고 얇은 떡의 일종 )에 싸서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윙방� 베트남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성게의 조리법과 효능을 이렇게 소개한 바 있다. “성게의 내용물은 쇠기름이 굳기 전의 상태와 같고 누런빛을 띱니다. 성게의 알, 또는 생식선은 그 맛이 달고 고소하여 성게 회, 성게 죽, 성게 젖, 성게 스푸 등 기호에 따라 다양한 조리법이 개발되어있습니다. 특히 성게의 생식선 안에는 단백질, 비타민, 철분이 많아 빈혈환자나 병후 회복기 환자에게 특히 좋죠. 또한 인삼과 같이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결핵이나 가래를 제거하는 효능도 있습니다. 성게를 흔히 ‘바다의 호르몬’, 천연자연 강장제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말은 과언이 아닙니다. 성게 수프를 먹으면 속이 풀린다든지, 술안주로 성게를 먹으면 술이 안취하는 이유도 성게 안에 알콜성분을 빠르게 해소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죠.”
드디어 성게 시식 . . .
젓갈류와 김, 미역 등 해초류를 제외하면 그다지 특별한 것도 없는 찬과 함께 드디어 성게회가 식탁 위에 올라왔다. 시작단계에서부터 비릿한 바다내음과 함께 성게알과 김, 그리고 깨소금 등이 어떤 맛의 조화를 이룰지 궁금했다. 사실 첫 맛은 솔직히 성게 알의 특유한 냄새 외에는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였지만, 조금씩 포크와 나이프를 대면서부터 그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성게에는 주변 음식들까지도 그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마력이 담겨 있는 것일까. 성게 알 자체의 고소함과 쌉쌀한 맛이 향긋한 바다내음과 더해져 빵과 밥, 채소류 등 주변음식들을 정신없이 먹어댈 정도로 끊임없이 식욕을 자극했다. (점수 A ++) [자료제공 | 짜오베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