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culture)/송영의 음악살롱

Evelyne Crochet- Bach Prelude & Fugue in A Major,BWV864

ㄹl브ㄱL 2015. 1. 2. 22:12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미국계 피아니스트. 이블린 크로쉐의 바흐 연주가 반가운 것은 그의 터치가 굴드처럼 차갑지도 않고 얼마 전 소개한 안젤라 휴이트처럼 좀 요란스럴 정도로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무척 정겹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34년 생이니 한참 구세대인데 신선감과 안정감을 두루 갗추고 있다. 모차르트가 바흐를 연주하는 것처럼 경쾌하게 들린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바흐를 너무 무겁게 연주하는 것, 너무 화려하게 연주하는 것 등에 식상한 이라면 크로쉐의 경쾌하고 단정한 연주에 귀기울여 볼만하다.

  현대에 와서 피아노는 바흐와 쇼팽으로 양분되는 느낌이다. 모차르트, 베토벤은 어떻고? 물론 그들의 몫이 엄존하지만 무대에서는 쇼팽이 인기를 끌고 가정과 인터넷에서는 바흐의 성가가 부쩍 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쇼팽은 감성을 자극하고 바흐는 이성을 고양시켜준다. 바흐의 <평균율> 전곡을 녹음한 이블린 크로쉐의 음반이 오랜기간 화제에서 사라지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크로쉐는 바흐 외에도 포레와 사티, 그밖에도 다양한 레퍼토리에서 완숙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대표작은 역시 바흐의<평균율>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이 여성 연주가의 침착하고 따뜻한 인상이, 그가 들려주는 음악과 함께 무척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