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culture)/송영의 음악살롱

Jacqueline du Pre-Bach cello suit no 2 in d minor

ㄹl브ㄱL 2015. 1. 2. 22:31
2013.03.07 04: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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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queline du Pre-참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이다. 이 모음곡 2번의 전반부, Prelude.Allemende.Courante 만 옮겨왔다. 2번은 5번과 함께 비교적 빛이 덜 나는 곡인데 반대로 차분한 명상적 분위기는 더 돋보이는 면이 있어서 로스트로포비치 같은 연주가는 5번을 선호하기도 한다.

  어느 음악 사이트를 우연히 들렀다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고전음악 순위에서 이 모음곡 1번이 1위라는 걸 보고  놀랐다.

세대가 바뀌고 감각도 많이 변한 걸 느낀다. 1960~70년대에 충무로 음악감상실에서 자리가 가득 차서 바깥에서 대기하는 손님이 들어오지 못할 경우가 생기면 이 모음곡을 부랴부랴 틀어놓으면 거짓말처럼 오래 꿈쩍도 하지 않던 연인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자리가 많이 생겨 바깥 새 손님을 맞이할 수가 있었다. 손님 내보내기 용으로 딱 알맞는 지겹고 시끄럽기만 한 곡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이 선호하는 음악 1위라니! 반세기 사이에 사람들 감각과 인식은 어땋게 변했을까? *그 음악실은 좌석이 고작 20~30 정도여서 휴일 같은 때는 입장이 쉽지 않았다.

 

  자크린느 듀 프레에게 나는 개인적으로 참 미안한 일이 하나 있다. 수년전 어느 오디오 잡지에서 이 모음곡 연주자 음반 40여종을 보내주고 평가를 해보라는 제안이 있었다. 40인의 연주를 한달 동안 지겹게 들었다. 개인 취향으로 10위까지 순위도 매겨봤다. 거기서 1위가 된 사람 LP 음반은 무명이던 사람인데 기백만원까지 호가가 되었다.(농담 같은 진담으로 지금은 호가가 많이 낮아졌으나 구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때 이 듀 프레 음반은 잡지사에서 아예 보내주지도 않았다. 나도 이 연주가에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미국 음악계를 주름잡는 유태인 마피아?, 영국이란 배경, 거기에 기구한 개인사까기 한몫 거들어 만들어진 명성이 아닐까, 이런 오해를 오랜 기간 떨쳐내지 못한 것이다.

 

 그의 바흐 모음곡과 하이든 협주곡을 최근 들어보고 이 연주가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오해였나를 깨닫게 되었다. 만약 그때 듀 프레 연주 음반이 포함되었다면 단연코 10위 안에, 아니, 1위를 다투었을 것 같다. 하이든 협주곡 역시 백미 중의 백미이다. 그 이유를 여기 장황하게 늘어놓을 수는 없다. 그런데 음반 가게에 물었더니 듀 프레의 모음곡 음반이 아예 없다고 한다. 하이든 협주곡도 LP는 구하기 어려운가 보다.

17세에 이런 연주가 가능한가? 어떤 대가는 60 이후에 이 곡을 녹음하고도 나를 설득시키지는 못했는데....자크린느 듀 프레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