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드라의 하늘 연짱 내리던 비가 그치자 움크리고 있던 거미들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가느다란 실로 만들어진 그들의 아름다운 집은 자신의 존재를 들키지 않고 포획물을 유인하거나 적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합니다. 때로는 그 가느다란 그믈망에 고요히 웅크리고 있으면서 더 깊은 것들을 생각하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암놈과 숫놈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집을 짓는 것 같았습니다. 암놈의 집은 환상적이고
서정적이며 수놈은 힘과균형느껴지는 팽팽한 집을 짓습니다.놈들의 집은 비와 바람은 물론 햇빛과 달빛이 통과해 가도록 잘 설계되어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공간은 어떠한가요? 달력을 보니 오늘이 중복입니다. 잠시 물방울 그믈망 위에서 더위를 식히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한 폭의 거미줄에 걸려있는 한 방울의 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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