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식용유는 나쁜 기름? 올리브유는 좋은 기름? │ ‘트랜스 지방이 없는 팜유를 사용해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 ’ 트랜스 지방이 건강에 나쁘다고 알려지면서 제과점이나 튀김 요리 전문점 앞에 내놓은 팻말을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팻말의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트랜스 지방은 몸에 얼마나 나쁜 것이며, 그렇다면 팜유는 안심하고 먹어도 좋은 건지, 집에서 사용하는 기름은 트랜스 지방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궁금하기만 하다. 기름은 99%가 지방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웰빙 바람이 불었을 때 가장 먼저 변화의 기운을 탄 식품이다. 한때는 몸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산이 함유된 식물성 기름은 안전을 의심 받지 않았지만 포화 지방보다 더욱 나쁘다는 트랜스 지방이 불포화 지방산에 함유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름이 더욱 고급화, 세분화된 추세다. 이후 올리브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호두유, 헤이즐넛유, 녹차유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기름들이 몸에 이로운 성분을 함유하고 등장했는데, 그 중 올리브유와 포도씨유 등이 대표적인 건강 기름. 따라서 수십년 간 사용했던 콩기름과 옥수수 기름 등의 일반 식용유는 화학 처리를 하지 않고 100% 천연 상태로 추출한 올리브유, 포도씨유와 대조되어, 즉 식용유는 나쁜 기름, 올리브유는 좋은 기름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그러나 식용유나 올리브유는 함유된 지방의 종류가 다를 뿐, 각각의 기름은 원료에 따라 좋은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반드시 좋고 나쁨을 구분 지을 수 없다. 식용유, 올리브유 모두 인체에서 만들어지지 않는 리놀산, 리놀렌산과 같은 필수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식용유에는 오메가-3 지방의 일종인 리놀렌산과 토코페롤인 비타민 E가 풍부해 곡류가 주식인 우리 나라 사람들의 식생활에는 일반 식용유로도 필수 지방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시중 식용유에는 제품에 따라 콜레스테롤이 약간 들어 있는 있는 것과, 전혀 없는 것이 있으므로 선택의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올리브유에는 폴리페놀과 카테킨 등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는 오메가-9의 일종인 올레산이 함유되어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서양인들에게 좋다. 따라서 육류를 많이 섭취할 때 올리브유를 먹으면 지방의 과다 섭취를 예방할 수 있다.
│ 기름, 용도에 따라 골라 먹는다│ 그렇다면 수없이 많은 기름 중에서 우리 집 식생활에 꼭 맞는 것은 어떤 것일까? 원료는 다른데 대부분의 기름이 다목적용이라고 씌여진 것이 많아 기름을 고를 때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 올리브유만 해도 압착식, 퓨어, 유기농, 튀김 부침용 등 종류가 여럿. 대체로 기름을 선택할 때에는 용도에 따라 크게 가열 요리와 비가열 요리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판되는 기름 중에서 압착식으로 추출한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엑스트라 버진) 등은 샐러드의 드레싱이나 파스타, 나물 등의 무침에 일종의 향신 재료로 사용하고, 콩기름이나 옥수수유,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은 튀김이나 부침 등의 가열 요리에 적합하다. 100% 천연 상태로 추출해 낸 올리브유(버진 종류일 때)는 발화점이 낮아 튀김이나 부침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은데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퓨어 올리브유는 버진 올리브유 중에서 등급이 낮은 기름을 정제해 화학 공정을 거친 것으로 튀김 부침 요리에도 좋다. 따라서 올리브유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모두 화학 처리를 하지 않은 천연 상태의 것은 아니며 가열 요리에 비적합한 것도 아니다. 엑스트라 버진인 경우 향이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에 샐러드 고유의 맛을 즐기려면 그보다 향이 은은한 포도씨유를 대체해 사용하는 편. 그러나 포도씨유는 당뇨 환자가 다량 섭취할 경우 혈당이 높아질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 각광 받는 카놀라유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고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 데다 올리브유보다는 저렴하다. 또 식용유처럼 향이 없어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린다.
│ 기름도 균형 있게 먹어야 건강하다│ 트랜스 지방의 대안으로 내건 팜유도 사실 100% 안전한 기름은 아니다. 튀김 기름으로 많이 사용하던 쇼트닝 대신 팜유가 대안으로 사용되는데 팜유는 종려나무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이지만 포화 지방과 불포화 지방이 1 : 1 정도 된다. 트랜스 지방이 없는 대신 포화 지방이 많은 팜유를 사용한다고 해서 고지혈증에서 안전하지는 않다. 그러나 지방은 3대 에너지원의 하나이기 때문에 안 먹을 수 없다. 다만 얼마만큼 균형적으로 기름을 섭취하는가가 관건이다. 물론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도 과다 섭취하면 병을 부른다. 지나치게 식물성 지방, 불포화 지방만을 찾게 되면 필수 지방산의 균형이 파괴되어 영양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각종 질환에도 걸릴 위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오메가-3, 오메가-6인 다중 불포화 지방과, 오메가-9인 단일 불포화 지방, 포화 지방이 1 : 1 : 1인 비율이 가장 이상적. 버터나 돼지기름, 닭 껍질과 같은 실온에서 고체 상태인 포화 지방은 하루 20g 이내로 적게 먹는 대신 쇼트닝이나 마가린 등의 트랜스 지방이 다량 함유된 기름은 먹지 않는 것이 좋은데, 제품의 라벨에 1회 섭취 분량에 0. 5g 이상 함유된 것은 피한다. 한 번 사용한 기름은 재사용할 때 트랜스 지방 함유량이 높아지므로 기름은 한 번 사용 후 버리는 것이 좋다.
│ 영양 성분을 농축된 상태로 섭취한다│ 기름은 원료에 따라 추출할 수 있는 기름 함량이 다르다. 콩에는 약 20%, 옥수수에는 40%, 올리브에는 20%, 포도씨에는 25% 정도가 함유되어 있다. 이들은 원 재료를 그냥 섭취할 때보다 추출할 때 필수 지방산이나 불포화 지방산을 더욱 농축된 상태로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해바라기유, 호두유, 헤이즐넛유, 녹차유와 같은 원료의 기호에 따라 선택하게 되는 기름은 원료가 가진 영양 성분은 농축되어 섭취할 수 있으나, 참기름이나 들기름처럼 그 풍미를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예를 들어 녹차유는 녹차씨에서 추출한 기름으로 녹차의 5배 이상의 영양 성분이 함유되어 있지만 요리에서 녹차향은 거의 기대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호두유나 해바라기유 등도 원료의 진한 향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